Live on the edge 2 - 우리 모두 평범하다
진짜 멋쟁이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서 고통을 즐기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Apr 26, 2024
How to live on the edge?
커버 이미지처럼 절벽의 가장자리, 낭떠러지에 서있으면 마음이 어떨까? 불안하다. 떨어질 까봐 무섭다. 물리적으로는 그렇다. 나도 실제 절벽이라면 가장자리로 안 갈 것이다.
하지만 ‘Live on the edge’에서 말하는 가장자리는 내면의 정신적 안전구역이다. 떨어지더라도 죽지 않는다. 근데 왜 우리는 물리적으로 가장자리에 서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불안할까?
가장자리 너머 미지의 세계에서 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안전구역을 넘어가면 뭐가 있는지 불확실하다. 정신적으로 다칠 수 있다. 정신적 고통이 괴롭기 때문에 똑같이 무서워하고 불안해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피해서 다시 안전구역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불안과 고통을 감수하고 안전구역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불안을 제거하려고 섣불리 덤비기 보다 일단 내면의 불안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여야 한다. 불안을 과대평가, 과소평가 하지 말고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본다. 불안을 과대평가하면 쫄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과소평가하면 무모하게 행동 한다.
다음으로 내 삶의 일부분만 가장자리에 있다는 걸 인식한다. 나의 경우 현재 일, 건강, 인간 관계를 삶의 3요소로 꼽는다. 이 중에서 오직 ‘일’만 가장자리에 있다. 내가 지금껏 가장자리 어쩌고 저쩌고 한 건 내 삶에서 ‘일’ 분야만 해당될 뿐이다. 건강, 관계는 가장자리에 있지 않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있지 않은 나머지 부분에서 안정감을 찾는다. 안정감을 어떻게 찾냐고? 반대로 하면 된다. 불안의 원인이 불확실성이니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는 확실성이 필요하다. 확실성을 위해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스스로 통제 (self-discipline)해야 한다. 나 역시 건강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나만의 루틴, 원칙, 규율을 만들고 지킨다.
만약 어떤 이유로 다른 부분에서도 안정감을 찾지 못하면 불안과 고통 속에서 허우적댈 수 있다. 대학원 첫학기 때 그런 어둠 속에 빠졌다가 주위의 도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탈출했는데, 그 이후로 어둠을 다시 마주하기 싫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인간이 되었다. 내가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다면 꼭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자!
The edge is where I see myself objectively
내가 믿는 것 (신념)
- (belief)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올바른 자기 확신이 생긴다.
- (belief) 뭐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거짓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 하지 않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지혜롭게 살 수 있다.
인간은 확신을 가져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그렇기에 스스로 나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만큼 스스로 정의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언제나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가둬버리는 꼴이 된다.
그래서 나는 쿨타임이 돌 때마다 안전구역의 가장자리에 간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지금껏 나를 정의하던 것들로부터 멀어진다. 점점 있는 그대로의 자신, 자기가 바라는 자신, 남들이 보는 자신 간의 차이가 객관적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결국 이렇게 살다 보면 내가 그렇게 대단하지도, 약해 빠지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안전구역에 계속 머물러서 하던 거 계속 하면 자기가 특별하고 잘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근데 가장자리로 와보면 내가 그렇게 대단하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임을 깨닫는다.
게다가 가장자리에서 한 발 더 나가서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가면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내가 하찮고 약해 빠졌다고 생각이 든다. (이 때 독이 쌓임, ‘독’ 참고) 근데 고통을 마주하고 견뎌내다 보면 막상 또 적응하고 괜찮아진다. 내 안전구역이 넓어지면서 그렇게 약해 빠진 사람도 아니구나 깨닫는다.
지난 글에서 인용했던 마크 맨슨의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돋보이고 대단한 삶만이 가치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간이 가치 없는 쓰레기라는 결론 또한 받아들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정신 상태는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위험을 초래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심에서 돋보이고 싶어 하고, 고통 없이 행복만 있는 삶을 꿈꾼다. 실제 삶은 고통의 연속이고 어쩌다 한 번씩 빛나는 순간이 있는 건데 말이다. 허상과 실제의 차이에서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비롯되는 거 아닐까? 진짜 멋쟁이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서 고통을 즐기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흉터를 가진 모든 이에게 존경을, 이겨낸 이에겐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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