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living on the edge?
영어에 ‘Live on the edge’ 라는 표현이 있다. 제 발로 안전구역 (Comfort zone)을 벗어나서 불편한 상황으로 찾아 들어가는 삶을 뜻한다. 말 그대로 안전구역의 중심이 아니라 가장자리 (edge)로 가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며 사는 모습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짓, 퇴사하고 백수 생활하면서 다음에 무슨 일 할지 탐색하고 있는 이 상황에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사실 이런 상황이 나름 익숙하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딱 10년 전, 화학과 학부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휴학했다. 이대로 흘러가듯이 졸업해서 다른 친구들처럼 의사나 연구직이 되기는 싫었다. 그래서 학교를 떠나 새로운 진로를 탐색했다. 내 세상의 가장자리로 가보니 다른 세상이 보였고,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는 왜 백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나’ 참고)
한 번 맛보고 나니 그 이후로 종종 가장자리로 가서 진로를 바꾸면서 살아왔다. 나는 왜 자꾸 리스크를 감수하고 불확실성 속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Why do I live on the edge?
나는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안정적인 직업과 전문성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 ‘영원히 안전한 삶’ 같은 건 없다. 허상이다. 안전은 일시적이다. 그래서 나는 가장자리로 간다.
우리가 스스로 안전구역의 가장자리로 가지 않더라도 어차피 언젠가는 가장자리로 밀려나게 되어 있다. 나이가 들고 세상이 변하니 어쩔 수 없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다.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하면 나중엔 밀려나지 않기 위해 억지부리고 떼를 쓰게 된다. 추하다. 이 나라에 기득권 지키려고 아득바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결국 안전구역 중심에 머무르려고 하는 건 고통 없이 행복만이 있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에서는 항상 문제가 생긴다. 시스템, 제도, 자격증, 전문성 뒤에 숨으면 삶의 문제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어떤 것도 안락한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 특히 K-교육, K-컬쳐에서는 그게 집이던, 돈이던, 자격증이던 간에 물질적인 뭔가를 가지면 인생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다 뻥이다. 허상일 뿐.
얼마 전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여행기’ 영상으로 한국 사회를 정신분석한 미국인 작가 마크 맨슨의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가장자리로 갈 수 있다.
“삶이란 본래 문제의 연속이야. 한 문제를 해결하면 곧 다른 문제가 잇따르지.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물론 가장자리에서 사는 건 두렵고 힘들다. 가장자리에서 살아남는 꿀팁과 가장자리에 살면서 얻을 수 있는 자기객관화에 대한 생각은 다음 글에서 계속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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