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말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소싱페어 (B2B 소비재 박람회)에서 사장님을 처음 만났다. 백수가 거기 왜 갔냐고? 나는 싱잉볼 (요가, 명상에 사용하는 악기) 판매 업체 부스에 알바하러 갔다.
우연히 알바 기회가 들어왔는데 마침 백수생활 아이디어 목록에 ‘사람 대하는 알바 해보기’가 있었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알바 할 지 모르니까 이번에 할 때 제대로 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개인적 목표를 ‘업체에서 나에게 앞으로도 종종 일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로 잡고 준비했다.
알바 시작 전에 컨설팅한다는 생각으로 귀찮게 굴면서 사업과 행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좀 피곤하셨을 듯 ㅎ). 행사가 총 3일 (수~금)이었고, 목요일 알바였는데 수요일 오후에 사전 답사도 갔다. 사실 이 때 하필 월요일에 노로바이러스 걸려서 몸 상태가 아주 안 좋았지만, ‘뭐 죽기나 하겠어?’ 하고 알바를 포기하지 않았다.
알바 당일, 미리 시뮬레이션 했던 대로 스님옷 입고 가서 싱잉볼 치면서 고객 응대 및 명함 수집 열심히 했다. 그랬더니 업체에서 내일 (금요일)도 나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개인적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흔쾌히 금요일에도 나가기로 했다.



한편, 우리 맞은편 부스는 단백질바 직접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였다. 한 눈에 보기에도 사장님에게서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것이 짬바구나. 그러던 중 사장님이 잠깐 여유 있을 때 우리 부스로 오셨다.
“이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저는 알바라 잘은 모릅니다.”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열심히 사장처럼 일하나?”
”저는 대접 받고 싶은 대로 일합니다. 알바니까 시간 때워야지 하고 대충 일하면 평생 알바 취급 받는 거 아니겠습니까. 알바라도 사장처럼 일해야 제가 얻는 게 있지 않겠어요?”
”프로페셔널이네. 흥미롭구만.”
그러고 금요일 행사 끝나갈 때, 부스 방문객 거의 다 빠졌을 때 15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알고 보니 30년 넘게 본인 사업을 이끌어오신 분이었다.
‘아, 바로 이 사람이다. 결정의 기술을 물어볼 사람!’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에 커피 한 잔 요청 드리겠다고 했다. 지난 1편에 나왔던 메시지가 바로 이 커피 한 잔 요청하는 메시지다. 그렇게 지난 주 화요일 (12일)에 사장님을 만났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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