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2024 서머 플레이오프가 한창 진행 중이다. 마침 결승전이 경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데, 내가 다녔던 중학교와 걸어서 10분 거리라서 중학생 시절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무튼 이번 플레이오프 한화생명 경기를 보면서 메인 오더를 맡고 있는 정글러 피넛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피넛이 활약하는 순간의 인게임 보이스를 들어보면 위기 상황에서도 굉장히 여유롭고 별 일 아닌 것처럼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승부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내서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끈다.
그 ‘여유’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전에 먼저 우리는 언제 여유를 잃어버리는지 생각해봤다.
Case 1_길을 잃은 느낌
“이 방향으로 가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뭔가 찜찜하고 문제가 생긴 것 같은 쌔한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여유를 잃는다. 찜찜한 느낌의 정체는 길을 잃은 느낌, 방향성에 대한 ‘의심’이다.
이 때, 최선의 전략은 ‘일단 멈추기’다.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달릴수록 목표에서 더 멀어질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땐 일단 멈추고 아무것도 안 하기가 최선의 전략이다.
Case 2_쫓기는 느낌
뭔가에 쫓기는 듯한 압박하는 느낌이 들 때도 우리는 여유를 잃는다. 쫓기는 느낌의 정체는 위협에 대한 ‘불안’이다. 백만년간 물리적 위협에 맞서 진화한 뇌는 정신적 위협에도 똑같이 반응한다.
- 원시인의 위협: 곰의 습격, 불어난 강물, 갑자기 닥친 추위
- 현대인의 위협: 마감일, 성과 평가, 상사의 의견,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
위급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뇌는 육체적 능력을 끌어올리는 대신 정신적 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이 때 최선의 전략도 ‘일단 멈추기’다. 쫓기는 듯한 기분으로 내린 충동적인 결정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일단 멈추기’ 힘들다. 우리 마음은 의심과 불안을 마주하기 보다 피하고 싶어한다.
- 의심과 불안을 잠재우고 싶어서 도파민을 집어넣거나
- 아무렇지 않은 척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하던 대로, 그 방향으로 가거나
그러다가 끝내 의심과 불안에 잡아먹히고 문제는 문제대로 터진다.
이런 상황에서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 찬찬히 의심과 불안을 마주하는 평정심이 합쳐졌을 때 여유가 생긴다. 용기와 평정심으로 의심과 불안의 정체를 똑바로 마주하면 해결책은 막상 자연스럽게 보인다.
그래서 실제로 물리적으로 쫓기고 있더라도 평정심을 찾아야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괜히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고 하는 게 아니다.
강인하다 = 위기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진다 = 잠시 멈추는 용기가 있다 & 평정심을 유지한다. 전에 썼던 퓨리오사 글에서는 평정심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번에는 잠시 멈추기에 대해 주절주절해봤다. 중요한 건 생각이 아니라 실행이다. 잠시 멈추기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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